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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물 찾기

 

사실 전세대출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 매물을 구하는 과정이다.

저번에 중기청 대출은 HUG의 100%와 HF의 80% 라고 말했는데, HUG 100%로 집을 구하는 것은 저어어엉말 하늘의 별따기이다.

매물 자체가 없다. HUG는 매물의 상태에 따라 대출이 결정되기 때문에 신청 가능한 매물 자체가 레어템인 것.

매물을 찾기 전에 이미 내가 100 일지 80 일지는 정해졌을 것이다. 사실 단기간에 중기청 100프로를 구하는 것이 현실적인 계획이 아닐 수 있다. (6개월 이상을 바라보는 분이어도... 현재 중기청 대출이 올해까지 시행이라는 것을 명심하시는 게 좋을 듯) 중기청 100프로 대출을 아는 임대인이라면 쉽게 받아주지 않을 것이고, 혹여나 임대인 분이 중기청 대출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이라면 내 상황을 설명하고 중기청 100으로 진행해도 될지 의사를 물어야 한다. 그것도 잘 설득해서 받아주시게끔 말을 조리 있게 잘해야 할 것이다.

아무래도 임차인은 대출도 받아야 하고, 또 임대인과의 거래에서 을이 될 수밖에 없으니 운 떼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내 상황을 생각했을 때 중기청 100 아니면 힘들다고 한다면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닐 것이다. 내가 이렇게 고민하는 사이에도 경쟁자가 낚아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매물 심사도 비교적 덜 까다롭고 목적물 변경도 가능한 중기청 80으로 진행하였다. 대출신청할 때 행원이 HUG를 추천했으나 곤조 있는 나는 HF로 진행...

그렇게 매물찾는 과정이 시작됐다... 두둥

 

방구하기 5대장

 

내가 이용한 사이트는 이 5가지이다. 직방, 다방, 피터팬, 집토스, 네이버 부동산.

먼저 네이버 부동산은 패스다. 사실 한 두 번 들어가 보고 사진 없는 매물이 너무 많아서 안 보게 됨. (난 사진 없는 집은 갈 생각 안 했고 누구는 부동산 발품 팔아야 진짜 좋은 집 나온다는데 그 불확실성에 기대기도 시간 아깝다고 생각했음... 무엇보다 나는 직장 다니면서 그렇게 할 엄두가 안 났다.)

집토스는 복비를 안 낸다고 했던 것 같다.. 임대인이 내는 걸로.. 근데 그러다 보니 매물이 없다.. 그래서 직방 다방 다 돌고 가아 끔 들어가는 정도.

피터팬은 집토스보단 매물이 많다. 그리고 직거래를 할 수 있어 복비를 안내는 경우도 있다. 임대인이 직접 올릴 경우 임대인과 디렉트로 임대차 계약을 맺을 수 있기 때문. 그래도 매물이 적다..

역시 투톱 중 하나인 직방은 매물이 아마 제일 많을 것이다. 근데 UI가 불편하다. 그리고 필터링하는 것도 불편하게 되어있다. 일부러 원하지 않는 매물까지 보게 해서 이것저것 눌러보게끔 하려는 것 같은데 ㅂㄷ... 전세대출을 희망하지 않는 매물도 많기 때문에 확인해보려면 일일이 클릭해야 한다. 심지어 매물 설명엔 안 적고 전화해보면 그제야 안 받는다고 꺼린다고 그러는 경우도 있음.. 그래서 돈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 유용한 어플이라 볼 수 있다 ㅜ

마지막으로 나는 결국 다방에서 구했다. 그리고 다방의 좋은 점은 필터링 조건이 많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집을 콕 고를 수 있을 것 같은 수많은 필터조건

내가 원하는 매물은 회사 근처 투룸이었다.

사실 방 구하다 보면 번아웃이 올 때가 있다. 아무리 찾아도 내 맘에 드는 매물은 찾기 쉽지 않고 그러다 보니 아 이 정도 가격에 반지하면 그냥 만족할까,, 거리가 조금 떨어지지만 그냥 갈까,, 이런 잡생각이 머리를 지배한다. 

하지만 나는 정신력이 강한 편이어서 이런 잡생각이 날 때마다 두 손을 들어 내 머리를 때렸다. 그렇게 도망치듯 계약했다간 후회할 걸 알기 때문에,,,,,,,

난 끊임없이 투룸으로 매일매일 찾아봤다.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사이트, 어플에 들어가서 매물을 확인했고 내가 원하는 지역 반경 30km까지 다 찾아봤다.

오늘은 어떤 매물이 새로 올라왔네를 눈치챌 수 있을 정도였다. 그 와중에 실제로 방을 보러 간 것은 5번 정도인 것 같다.

사진에 속아 방문한 신촌 반지하 투룸... 여름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패스. 그리고 동네가 좀 시끄러움 ㅜ
서울역이랑 숙대 사이의 청파동 투룸. 거긴 진짜 고산지대였다. 청파동에 거주하는 숙대생분들 리스펙 합니다.
집주인이 매우 깐깐해서 숨 막혔던 아현동..
정상 깃발 꽂고 싶던 창신동...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 방 크기에 원하는 위치, 원하는 가격대로 찾다 보니 대부분 언덕이나 1층 매물이 많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했지만..

 

그리고 이게 허위 매물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이런 일도 있었다. 

아~주 맘에 들어서 저녁에 보자마자 바로 다음날 가계약 맺으려고 한 집이 있었는데 가계약 약속시간이 1시간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계약이 불발됐다. 입주하려는 층 아래에 물이 샌다고.. 공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고 이런 황당한 이유로 취소...
이태원역 근처에 반지하방을 보러 가는데 (나도 번아웃이 왔었던 것이다ㅜ) 그때 설 연휴였다. 가는 중간에도 계속 부동산에 전화 오면서 어떤 조건인지 꼬치꼬치 캐묻길래 아 이거 중개사 분이 열심히 하시네 믿고 갈 수 있겠구먼 했는데 가고 있는데 막상 그분 세입자가 계속 산대요 ^^ㅎ; 이왕 출발하신 거 다른 방도 보세요 하길래 바로 버스에서 내리고 안 간다고 했다. ㅂㄷ
어디는 풀옵션인데 옵션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2년간 40만 원을 내 야한 댔나? ㅋㅋㅋㅋㅋ아니 무슨 옵션 사용료가 있어 ㅋㅋㅋㅋㅋ 후... 인류애 하락이여

 

매물 찾는 과정이 인내와 고난의 시간인 것을 알고 있었으나 역시나 쉽지 않기 때문에 한 달이 지나면 반포기 상태가 된다..

난 이사가 급한 게 아니어서 그냥 여유 있게 좀 나중에 구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있는 방을 빼야 할 일이 생겨 발등에 불 떨어짐...

그렇게 다시 시작한 과정에서 결국 내가 찾게 된 매물은 공사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던 바로 그 매물이었다.

내가 입주하려는 층과 상관이 없는 문제로 판명 나서 결국 세를 놓게 됐다는 것. 가계약 맺기로 한 날로부터 정확히 한 달이 지났었는데 전화받고 방방 뛰었다 ㅜ

바아로 급하게 돈을 준비해 다음날 계약을 맺고 전세대출을 신청하러 가게 되었다.

그렇게 매물 찾는 과정은 끝나게 되었다.

 

나는 이런 집은 피하려고 했다!

1. 불법증건축이 의심되는 집.

 눈으로 봐서는 알기 어렵지만 건축물대장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2. 융자가 시세대비 30% 이상 껴있는 집.

 전세보증보험을 들어놓으실 거라면 괜찮을 수도..

3. 반지하, 지층

여름에 진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4. 언덕이 높은 집

운동은 체육관에서. (네이버 지도 상단에 지형 지도 클릭하면 대충 등고선 보인다)

5. 신축 원룸

 개인적은 취향이지만 신축 원룸은 사람 가두기 위한 느낌이 너무 강하다고 느껴져서.. 전용면적도 좁고 방음도 안되고..

6. 어플에서 사진 엄청 뽀샤시한 집

 무언가 감추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채광이라던지, 곰팡이나 이격이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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